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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아이돌의 눈물




얼마전 인기 아이돌그룹의 멤버 한 명이
데뷔전, 친구와의 채팅에서 나눈 대화가 구설수에 올라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한국이 싫다 라는 요지의 비하발언이 문제가 된것이다.

진심으로 후회하고 한건진 모르겠지만 서둘러 사죄를 했으나 악화된 여론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그룹을 탈퇴하고 미국의 부모님에게 돌아가 흐느껴 울었다 한다.

당시 2pm은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지라 그의 상실감은 참 컸으리라
생각된다. 사랑받는 스타의 자리에서 손가락질 받는 신세가 되어 쫓겨갔으니.

많은 연예인들이 잘못된 언행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자숙기간을 가지거나
혹은, 은퇴까지 하는 경우를 보아 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지금껏 심심찮게
있어 왔던 연예인들의 지탄받는 행위와 같은 선상에 놓고 마무리 짓기엔 뭔가 좀 마땅찮은 구석이 있다.

알것 다 알고 사리분별이 되는 성인이 되어서, 그것도 공인
(우리나라에선 연예인도 공인취급을 하니) 의 신분이 되어서 저지른 잘못과
데뷔전, 그러니까 그냥 평범한 청소년이 저지른 잘못은 구분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게다가 그 잘못이란건, 반항기 가득한 10대가 친구와의 사적인 대화에서 '모두가 멍청해. 한국이 싫어'
하고 내뱉었던 말들이었다. 이런걸 애국심과 체제부정까지 연결시켜 확대 해석하는건 심각한 오버라고 본다.

지금도 입시지옥 속에서 '이 놈의 대한민국 정말 싫어!' 하고 외치는 청소년들이 있지 않을까?
환경이 조금 다르지만 그 역시, 가수가 될 일념으로 홀로 미국에서 건너와 불안한 미래를 가진
연습생 신분으로 하루하루 지냈다는건 심리적 압박감과 스트레스에서 수험생의 그것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의 언행을 두둔하는건 아니다.
10대 후반의 나이라면 이미 성인과 진배없으며 자기의 언행에는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그가 잘못한건 사실이니 그것까지 감싸고 싶진 않다.

다만,
왜 이 사회는 사죄를 하는 청년에게 한 번의 기회도 주지 않고
폭언을 퍼부으며(안봐도 짐작가는 그 악성댓글들...)
미국으로 돌아 가버려! 하는 극단적인 처단을 내려야 했냐는거다.

이런 엄격한 도덕률이 적용되는 사회에서 아직도
부정부패한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있다는게 이상하다.

갖은 교묘한 방법으로 본인 혹인 자식들의 병역을 피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위장전입,
탈세등을 서슴치 않고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수많은 공직자와 정치인들을 보라.
불같은 네티즌들은 물론 그들을 향해서도 뜨겁고 거친 활자들을 뿜어냈지만 그네들은 여론의 화살을
대수롭지 않다는듯이 툭툭 걷어 내고 낯간지러운 변명을 뱉어내며 꿋꿋이 제자리에서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있잖은가?

그 친구는...
아마도 얼굴이 두껍지 못한가 보다.
그깟일로 집으로 뛰어가 눈물을 흘리며 엄마품에 안기다니...